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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팁 및 문화
파국이다
2020. 2. 16. 23:11
미세먼지가 또다시 말썽이라 하늘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우중충해져요.
이런 날씨에는 몇 년 전에 중국 다녀왔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너무나도 그리워지네요. 바이러스 터지기 전이라 나름 안전했거든요. 수도권에 사는 친구들과 전 지방에 있는 공항까지 가는 것도 빠듯했어요.
이른 아침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대중교통 이용하면 새벽 버스를 타고 무안으로 향해야 했거든요. 캐리어도 무겁고 커서 힘든데, 그렇게 가면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은 거에요.
짐도 많고 하니 주차대행 예약하고 자가용을 이용하자고 합의를 봤어요. 시간을 꽤 넉넉하게 잡고 출발해서 일찍 도착했답니다. 그래서 여유를 부릴 수 있었어요.
아침식사로 햄버거를 사먹고 커피로 카페인을 보충하면서 몸을 불사르면서 놀리라 다짐했죠. 장거리 비행이 아니라서 창가 자리를 잡았었죠. 갑자기 잠깐 비가 왔지만 창밖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완벽하게 준비하고 떠났기에 마음 편하게 설렘을 느낄 수 있었어요.
도착해서 버스 안에서 본 상해의 하늘은 파랗더라고요. 뿌연 미세먼지를 안보게 되서 얼마나 힐링이 되던지요.
일단 일이 있어 잠시 들린 복단대 앞에서 남들처럼 저희도 카메라를 들었답니다. 그동안 친구들이 SNS에 여행인증 올린 것 보고 부러워만 했는데 나도 드디어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사진이 그나마 좀 흐리게 나온거지 실제 날씨는 너무나도 좋았어요. 뭉게 구름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게 마치 그림 같더라고요.
중국 건물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더 깔끔하면서 차가운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져간 카메라 배터리가 부족해질 때까지 셔터를 누르게 되더라고요.
이곳은 과거 최고 귀족이 살던 졸정원이에요. 가이드가 말하길 졸정원의 나무와 바위들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라고 해요.
집과 정원들은 마치 어렸을적 보았던 왕제의 딸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웠어요. 여기와서 느낀게 중국은 운하를 끼고 있고 연못이 있는 마을이 많다는 거였어요.
덕분에 운치 있는 분위기에 취했었네요.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해가 졌어요.
저흰 최대 번화가라는 남경로를 목적지로 지하철을 이용해서 의외로 트러블 없이 도착했어요. 이곳은 저녁이 되어야 더 반짝반짝 빛나서 보기 좋더라고요.
교통, 쇼핑, 관광의 최적지라 하더니 대한민국 서울의 명동과 비슷했어요.
전통 위주의 거리 점포가 즐비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큰 건물들과 대형 쇼핑몰, 백화점들이 천지였어요. 사실 소박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일 거라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발전된 건물들과 화려한 야경,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 놀랐네요.
서울 명동보다 더 규모가 컸거든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곳에 왔으니 북경 오리요리로 배를 채워 줬답니다.
한국에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역시 북경 오리의 나라라더니 풍미가 좋았어요. 여자들은 밥먹고 또 후식 넣을 배가 따로 있기 때문에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갔죠.
커피와 마들렌을 먹으면서 힐링을 했어요.
달달하니 입에서 살살 녹아서 피로가 바로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카페인과 당을 동시에 보충했더니 다시 힘이나더라고요.
그래서 밤거를 또 열심히 누비고 다녔지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길거리에 쓰레기가 의외로 별로 없는게 가장 신기했고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중국의 밤거리는 우리나라와 닮아 있었지만,
한국처럼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은 찾기 어려웠어요. 하루 가지고는 다 구경하기 턱없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린 여행 내내 저녁만 되면 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쇼핑도 많이 했어요.
마지막날 그냥 끝내기 아쉬웠던 저희는 경치가 끝내 준다는 황푸강으로 향했어요.
길을 헤매다가 위치 물어보려고 한 아저씨에게 영어로 말하고 황푸황푸 하는데도 못알아 들으시는 거에요. 한자로 강을 써서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알려주셨네요.
도착하니 우리 모두 그날의 피로가 싹 가셨어요. 강건너서 보이는 건물들과 뒤로 보이는 동방명주 덕분에요.
황푸강의 야경은 여행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연인과 함께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았는데 그 당시 저흰 모두 솔로였답니다. 그곳에서 한참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네요.
능숙하게 지하철을 다시 이용하고 택시 기본요금을 내고 호텔로 도착했어요.
아마 아홉 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치안이 좋은 나라는 아니니 늦은 밤에는 외출을 자제했거든요. 그래도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알차게 보낸 여행이었습니다.
일정이 계획대로 딱딱 맞아서 마음도 뿌듯했고요.
숙소에 점점 늘어나는 쇼핑백을 보면서 이 많은 짐 덩어리들을 가지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집으로 내려갔다면 엄청 고생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차리고 보니 기념품에 선물에 제 물건까지 많이도 사들였었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묻어난 물건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거든요.
거의 쇼핑하러 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예상했던 것보다 돈이 좀 더 많이 들었지만 친구들과 저는 일정 내내 깔깔거리면서 웃으며 돌아다녀서 행복했어요.
그때 휴가는 정말 값지게 쓴 것 같아요.
길지만 짧은 느낌의 여정을 마치고 입국하니 허무한 기분마저 들더라고요. 그만큼 그때 여행이 즐거웠기 때문이에요. 인제야 당시 사진들을 보고 회상하니 참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전세계가 다시 건강해져서 또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네요.